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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키엄마

지키는 일이다. 지켜보는 일이다.

by 키키엄마 2022. 1. 25.
사랑한다는 것은


열매가 맺지 않는 과목은 뿌리째 뽑고

그 뿌리를 썩힌 흙 속의 해충은 모조리 잡고 

그리고 새 묘목을 심기 위해서

깊이 파헤쳐 내 두 손의 땀을 섞은 흙 

그 흙을 깨끗하게 실하게 하는 일이다.


 
그리고

아무리 모진 비바람이 삼킨 어둠이어도 

바위 속보다도 어두운 밤이어도

그 어둠 그 밤을 새워서 지키는 일이다. 

훤한 새벽 햇살이 퍼질 때까지

그 햇살을 뚫고 마침내 새 과목이

샘물 같은 그런 빛 뿌리면서 솟을 때까지 

지키는 일이다. 지켜보는 일이다.
 

 

사랑, 전봉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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